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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픈AI, AI 영상 공유 소셜앱 출시 
지난달 30일, 오픈AI는 AI로 생성한 영상을 친구들과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SNS앱을 출시했다. 지난해 2월 출시한 동영상 생성 AI '소라(Sora)'의 이름을 딴 이 앱은 AI 생성 영상 클립을 제작하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앱이다. 영상을 생성하면 소라 앱 내의 피드에 공유할 수 있다.

이 앱은 오픈AI의 소라2(Sora 2) 영상 모델을 기반으로 하며 영상 길이는 최대 10초(공식 도움말에서는 20초)로 제한된다. 사용자는 직접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을 업로드할 수 없다. 즉, AI가 생성한 콘텐츠를 중심으로 피드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비슷한 시기에 메타도 자사 Meta AI 앱에 ‘Vibes’라는 AI 영상 전용 피드를 붙였다. “툴로 만들고 기존 SNS에 올리던 흐름”에서, 이제는 앱 내부에서 생성-게시-확산이 닫히는 구조로 판이 이동 중이라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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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OpenAI의 Instant Checkout과 Agentic Commerce Protocol
오픈AI가 자기 앱 안에 사용자를 붙잡아두려는 건 SNS만의 얘기가 아니다. 이번엔 검색→비교→결제로 흩어져 있던 쇼핑 여정을 대화 한 화면에서 끝내는 장치를 꺼냈다. 이름은 Instant Checkout, 이를 굴리는 설계도가 Agentic Commerce Protocol(ACP) 이다. 

핵심 구조는 단순하다. 사용자가 대화로 니즈를 밝히면, 에이전트가 상품을 제시하고, 필요한 결제·배송 정보를 받아 체크아웃 세션을 생성/갱신해 결제까지 완료한다. ACP는 이 과정을 위한 오픈 표준으로 공개됐고, 누구나 구현할 수 있게 스펙·레퍼런스가 제공된다. 결제 사업자 고정도 아니다. Stripe가 초기 파트너로 붙었지만, 위임 결제 사양과 공유 토큰 방식으로 다른 결제 인프라도 연동할 수 있게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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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도 못 박았다. 사용자는 무료, 판매자는 완료 거래에 소액 수수료를 낸다. 또한 즉시결제(Instant Checkout) 활성화 여부가 랭킹을 좌우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동일 상품의 노출은 재고·가격·품질·판매자 유형 등으로 결정한다. 



3. 서비스가 아니라 생태계
오픈AI는 Sora로 창작과유통을 한 공간에 묶더니, Instant Checkout과 ACP로 발견(탐색)과 결제까지 대화 안에 접었다. 여기에 플러그인과 에이전트가 붙으면서, 우리는 더 적게 앱을 오가고 더 오래 ChatGPT 안에 머물게 되었다. 결과물은 밖으로 퍼져도, 레시피·라인리지·결제 흐름은 안쪽에서 더 잘 돌게 설계되어 있다.

OpenAI는 2023년 3월 플러그인을 도입했다. 겉으론 개방이지만 실상은 문맥 흡수 장치다. 결제·CRM·커머스·협업툴이 플러그인으로 올라오면, 사용자는 ‘앱→앱’ 대신 ‘프롬프트→결과’로 일한다. 플랫폼은 분배와 청구를 쥐고, 파트너는 그 규칙을 따른다. 에이전트는 반복 업무를 레시피화해 대행→검수로 닫는다. 선호·이력·보이스 같은 맥락과 학습데이터들이 쌓일수록 완성도는 높아지고 바깥으로 옮길 이유는 줄어든다.

이 풍경은 낯설지 않다. 모델 → 도구 → 워크플로우 → 유통 → 결제로 확장하는 건 플랫폼의 정석이고, 오픈AI는 그 교본을 AI 시대 문법으로 다시 쓰는 중이다. “가두기”라기보다 떠날 이유 제거에 가깝다. 다음 장면도 예상 가능하다. 분배 채널(피드·스토어)의 고도화, 수익 배분의 정교화, 프로비넌스·세이프티 표준의 전역 일원화가 진행될 것이다. 예견된 수순이다.



4. 시장의 반응
플러그인은 기대만큼 퍼지지 못했다. 2023년 3월 공개 후 한동안 관심을 모았지만, 2024년 3월 19일부터 새 플러그인 대화 생성이 중단, 4월 9일에는 기존 플러그인 대화까지 종료되며 사실상 프로그램이 접혔다. 기능 확장은 있었지만, 사용자 행동을 바꿀 ‘킬러 경험’으로 자리 잡지는 못했다는 쪽에 시장의 체감이 기울었다. 

이어 등장한 MCP(Model Context Protocol) 은 “외부 연결” 관심을 표준·프로토콜 쪽으로 이동시켰다. 2025년 3월 오픈AI가 MCP 채택을 공식화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개발자·기업의 시선도 “플러그인”에서 “표준 기반 연동”으로 분산됐다. 플러그인의 존재감은 여기서 한 번 더 희석됐다. 

반면, Sora 앱의 초기 반응은 지금까지와 결이 다르다. 초대제임에도 출시 직후 eBay에서 초대 코드 리셀이 확인됐고, 완료 거래 20건+, 10.99~45달러 가격대가 보도됐다. 사용자 1인당 4개 초대 코드 제한도 함께 전해졌다. “툴로 만들어 밖에 올린다”가 아니라 앱 안에서 만들고→바로 보고→바로 리믹스하는 흐름이 즉시 이해되는 경험이라서, 호기심을 넘어 지불 의향이 빠르게 튀어나왔다는 신호다. Instant Checkout과 ACP는 아직은 판단이 조심스럽지만, 커뮤니티 반응이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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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면, 플러그인은 조용했고 서비스들은 시끄럽다. 전자는 프로그램 종료와 표준 전환 뉴스 속에 미적지근한 확산으로 끝났고, 후자는 완결된 사용자 경험으로 초반 모멘텀을 만들었다. 이제 볼 포인트는 두 가지다. 첫째, 이 열기가 지속 사용자 지표(재방문·리믹스율 등)로 이어지느냐. 둘째, 기존 대형 플랫폼이 비슷한 ‘앱 내부 완결 경험’을 얼마나 빨리 연동하느냐. 그 속도 차이가 이번 라운드의 방향을 가를 것이다.



5. 왜 플러그인은 조용했고, Sora에는 열광했나
플러그인은 즉시성에서 세팅의 벽에 막혔다. 설치–권한–계정 연동부터 시작해야 했다. 대상도 개발자·파워 유저에 가까웠다. 반면 Sora와 Instant Checkout(이하 'AI 서비스')는 앱 열고 → 한 줄 입력 → 바로 ‘보여줌’으로 끝나는 소비자형 경험이다. 기술 진보가 체감되려면 먼저 세팅 마찰을 없애야 한다는 상식을 OpenAI가 지켜내고 있다.

둘째, 폐쇄 루프의 도파민이다. 플러그인의 결과는 브라우저나 제3자 사이트로 흩어진다. AI 서비스는 생성→피드 공개→리믹스 피드백이 한 화면에서 닫힌다. 결과가 곧바로 사회적 신호(조회·반응·리믹스) 로 되돌아오니, 행동이 강화된다.

셋째, 분배(Distribution)를 쥔 제품 vs. 기능 애드온의 차이이다. 플러그인은 “무엇을 할 수 있나”를 보여주는 기능 데모에 가깝다. AI 서비스는 “만든 걸 어디서 발견·확산시키나”까지 내장했다. 피드를 가진 쪽이 소음을 만든다.

넷째, 서사와 타이밍(약간의 '운')이 좋다. 플러그인은 MCP·Actions 등 “어느 표준을 쓸까”라는 기술 서사에 갇혔다. AI 서비스는 틱톡 규제/대체 플랫폼 담론과 맞물리며 미디어 스토리를 얻었다. 사람들은 표준보다 이야기에 반응한다.

마지막으로, 기술 자체의 진보도 일부 작용했다. 영상 현실감·물리·오디오 싱크가 분명 좋아졌다. 하지만 같은 기술이라도 어떤 그릇에 담느냐가 체감의 대부분을 결정한다. 이번엔 소비자용 그릇이 맞았다.



6. 시장 변화의 예측
거시 구도부터 정리하자. 지금 싸움은 AI를 중심으로 흐름을 ‘닫는 쪽’과, 기존 검색·SNS·커머스의 레일 위에 AI를 ‘얹는 쪽’의 대결이다. 전자는 규칙(레시피·라인리지·정산)을 안에서 새로 쓰며 경험을 통제하고, 후자는 분배(트래픽)·신뢰·정산 인프라를 지렛대로 속도로 방어한다. 인스타그램, 틱톡 등으로 대변되는 SNS와 기존 커머스 사업자들이 자신의 서비스에 어떻게 AI를 연동하는지가 숙제가 될 것이다.

또한, 검색 중심 웹이 SNS로 이동했던 것처럼, 이제는 AI 대화/에이전트 중심으로 무게가 옮겨갈 것이다. 따라서 SEO는 키워드에서 ‘의도’로 전환될 것이다. 이 흐름을 업계에선 AEO(Answer Engine Optimization) 라고 부르는데, 링크 클릭을 유도하는 대신 AI가 답을 만들 때 참조·인용·실행하기 쉬운 형태로 컨텐츠를 준비하는 걸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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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적으로는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전제를 깔아야 한다. 즉, 홈페이지와 디지털 자산을 구조화 스키마·API·문서 스냅샷·벡터 인덱스로 노출해 에이전트가 정확한 근거를 끌어오고(검색) 대화 안에서 실행(추천·비교·예약·결제)까지 이어가게 해야한다. 제품·서비스 추천에서 설명·비교·예약·결제까지 대화형 흐름에 맞게 재구성되지 않으면, 노출은 줄고 전환은 끊길 것이다.

AI 전문 플레이어별 전략도 갈린다. 오픈AI는 모델–툴–피드/결제를 단일 런타임에 묶어 닫는 쪽에 가깝다. 서비스를 가지고 있는 구글은 검색·지도·유튜브·쇼핑이라는 분배를 쥔 채 AI를 얹어 레일을 유지하려 할 것이다. 클로드(Anthropic) 는 거대 분배는 없지만 정확성·안전·업무 맥락을 무기로 기업 워크플로우 안쪽을 파고든다. 각자 다른 문을 두드리지만 목적은 같다. 



7. 결론
이번 변화는 기능 경쟁이 아니라 규칙 싸움이다. 이번 AI 서비스들은 사용자 행동을 한 화면에서 닫아 AI 중심 경험을 기본값으로 제시했다. 반면 기존 대형 플랫폼은 자신들의 분배·신뢰·정산 레일 위에 AI를 연동해 속도로 방어할 것이다. AI 시대에 서비스적인 규칙을 어떻게 표준처럼 느끼게 만드느냐가 관전 포인트이다.

무게중심도 재배치됐다. 검색→SNS로 옮겨갔던 흐름이 이제 AI 대화/에이전트로 이동한다. 그에 따라 SEO는 키워드에서 의도 중심(AEO) 으로 전환되고, 운영은 RAG 전제로 다시 설계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링크를 모으는 페이지가 아니라, 에이전트가 참조·인용·실행하기 쉬운 구조(스키마, API, 문서 스냅샷, 벡터 인덱스)가 새 기본 문법이 된다.

결론은 담백하다. 승자는 더 많은 결과물을 뿌리는 쪽이 아니라 레시피·라인리지·정산을 플랫폼 전반의 규칙으로 고정하는 쪽이다. 사용자는 그 규칙이 자연스러운 곳에 오래 머문다. 한마디로, 결과물의 전쟁은 끝났고 이제는 규칙의 전쟁이 시작됐다.
2025/10/02 13:02 2025/10/02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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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내 CSP 현황
클라우드 시장이 넓어지고 있으며 다양한 곳에 활용되고 있지만, 국내 CSP의 상황은 그렇게 밝지 못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7월에 발표한 ‘2023년 부가통신사업 실태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CSP 점유율은 AWS 60.2%로 절대적이며 Azure 24%, GCP 19.9%로 외산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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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20.5% 차지한 네이버클라우드와 7.0%를 차지한 NHN 클라우드 정도만이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정도이다. 

  • 네이버는 HyperCLOVA X를 앞세워 한국어 업무자동화/소버린 AI 포지션을 구축했고
  • NHN은 공공 납품 집행력과 GPU/HPC 인프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 KT 클라우드는 Azure와의 ‘국가형/주권형’ 협력으로 독립 퍼블릭 CSP라기보다 화이트라벨 모델로 변경했다.
  • 삼성SDS·SK·카카오는 퍼블릭 IaaS 외연 확장보다는 엔터프라이즈 프라이빗/하이브리드, MSP/플랫폼, 특정 버티컬 중심으로 포지셔닝 중이다.

정리하면, 국내에서 독자 생태계로 퍼블릭을 굴리는 플레이어는 네이버·NHN이고, 나머지는 ‘퍼블릭 CSP’라기보다 하이브리드/서비스형에 가깝다.



2. 국내 CSP의 한계
국내 기업들이 CSP 선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품질이 우수해서’라는 응답이 41.5%로 가장 높았다. ‘다양한 솔루션 및 서비스를 제공’이라는 이유는 12.9%로 그 뒤를 이었다. 냉정하게 국내 CSP의 서비스 제공 수준은 글로벌 CSP와 비교하면 많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 MLOps(E2E): SageMaker/Vertex/AML 급의 일체형 스위트는 부재(부분 대체 수준의 플랫폼은 있음)
  • DWH: BigQuery/Redshift/Snowflake 급 1st-party 완전관리형이 없다(주로 Spark/Hadoop/Trino로 레이크하우스 조합)
  • 서버리스·CMP: 조각은 있지만 생태계·자동화 깊이가 얕다.
  • 에코·마켓플레이스: 파트너/ISV 폭과 글로벌 레퍼런스가 제한적.
그렇다고 국내 CSP 업체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 “국내 CSP vs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는 애초에 게임 룰이 다르다. 그 현실을 인정하고, 규제/공공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이길 수 있는 틈새를 파고드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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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S는 지난 2023년에 2027년까지 한국에서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 약 7조 8500억 원(58억 8000만 달러)을 투자할 계획을 발표했다.



3. 국내 CSP의 현재 전략 방향과 문제점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CSP로서는 정면 승부를 할 수가 없다. 지금 국내 CSP가 주로 노리는 곳은 정부·공공·금융 등 규제 산업, 그리고 산업 특화(Vertical) 레퍼런스 등이다. 논리적인 접근으로는 맞는 방향이긴 한데,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 산업 특화의 한계: 버티컬을 하려면 중간에 강한 SI·MSP가 필수인데, 국내 시장이 작아 대형 파트너의 투자를 오래 끌고 가기 어렵다.
  • 가격 경쟁: 해외는 약정·예약·크레딧 등 할인 모델이 정교하다. 순수 단가 경쟁으로는 우위를 만들기 힘들다.
  • 기술 지원 범위: 규제형·망분리 고객을 케어하는 현장 대응 역량은 강점이지만, 최신 PaaS/AI 레이어까지 커버하려면 지원 스택이 비대해진다.

또한, 너무 오랜 기간 동안 위의 장점만을 내세우다보니 와닿지가 않는다. AI의 발전으로 클라우드에 요구하는 내용은 다양해지는데, 커버하는데 한계가 있다.



4. 새로운 시도 — 규제형 하이브리드 게이트웨이
냉정하게 정면 승부는 어렵다. 국내 CSP=규제·신뢰의 허브, 해외 CSP=PaaS/AI의 공급처로 역할을 분리하고, 두 세계의 경계면(Trust Boundary)을 제품화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해답이다. 핵심은 “데이터는 안에, 서비스는 안전하게 끌어오는" 모델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 컨셉: 전용회선+프라이빗 엔드포인트로 인터넷 비경유 연결 → 게이트웨이에서 DLP/토큰화/KMS(국내 상주), LLM 프록시(프롬프트 가드·토큰 회계), 증적 자동화까지 한 번에
  • 아키텍처: 온프렘/기관망 → [국내 CSP 게이트웨이 존] → (사설 상호연결) → [해외 CSP DWH/MLOps/LLM]
  • SKU 예시(짧게): Gateway Base(회선·EP·DNS/ACL) / DataGuard(DLP·KMS) / AI Guardrail(프롬프트·토큰) / Audit Pack(증적 자동화)
  • 비용 프레임: 상호연결 egress 면제+단일 청구를 전제로, 약정/예약 할인 얹어 단독 해외 대비 TCO 우위를 숫자로 증명

쉽게 말하자면 현실을 인정하자는 이야기이다. 규제와 신뢰가 되는 인프라와 데이터의 위치, 랜딩존의 구조는 유지하고 Managed 영역은 해외 CSP를 연결해서 사용하자는 이야기가 된다. 기술 주권 논쟁은 중장기 의제로 남기고, 단기적으로는 생존과 생산성 극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후에 AI 중심의 거시적인 전략을 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5. 오라클 클라우드와 Azure의 사례
해외에 좋은 사례가 있다. 바로 정면 승부 대신 ‘결합’을 선택한 오라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휴 모델이다. 해당 제휴의 핵심은 세 가지이다.
  • Database@Azure: 오라클 DB를 Azure 리전 안에 꽂아 운영(실질적 In-Region). 데이터 경로·운영 주체를 영역 내부로 고정.
  • Oracle Interconnect for Azure: 두 클라우드를 사설 상호연결로 묶어 인터넷 비경유·저지연 경로 확보(전송비 이슈 최소화).
  • 단일 경험: Azure 포털에서 구독·과금·운영을 처리하고, Co-Support(공동 지원)로 장애·SLA의 책임 경계를 명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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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합은 오라클의 입장에서는 “데이터 주권 + 글로벌 PaaS 활용 + 예측 가능한 비용/지원”을 동시에 만족시고,  마이크로소프트에게는 고객 확보 및 매출을 만들어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모델을 CrossCloud라고도 부른다. 아래는 관련 성과를 짐작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 고객 레퍼런스 가속: Vodafone, Voya, MSCI, Fonterra 등 대형 고객 도입 공식화(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 가속 사례로 발표)
  • 오라클 FY25 Q4 실적 발표에서 “아마존·구글·애저에서 발생한 멀티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 매출이 분기 간(3Q→4Q) 115% 성장”이라고 직접 언급. FY26에도 세 자릿수 성장 지속 전망 
  • 2025년 9월 실적에선 OCI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 전망을 상향했고, 멀티클라우드 관련 매출이 분기 기준 1,529% 증가했다고 보도됨(로이터). 대형 멀티클라우드 계약 다수와 함께 추가 데이터센터 37곳 계획도 공개

국내에서도 이 구조를 “X@KR”(예: DB@KR, VectorDB@KR, Inference@KR) 형태로 로컬라이즈하면, 데이터 주권과 고급 PaaS 접근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



6. 세 가지 우려와 해법
① 국외반출?
  • 최선: In-Region 배치로 해외 PaaS를 국내 리전에 실제 탑재.
  • 차선: 사설 상호연결+경계면 통제(PrivateLink, 비식별/요약 데이터만 외부 허용, 키는 국내 HSM 상주).
② 가격 경쟁력?
  • 이중 과금 제거: 상호연결 구간 egress 면제/로컬 SKU를 공동 가격표에 못 박는다.
  • 단일 과금/정산: ‘국내 CSP 포털에서 해외 PaaS 구독’ → 한 장의 세금계산서.
  • 약정/리베이트: Committed Use·예약형 할인 + 공동 크레딧으로 단독 대비 TCO 우위를 숫자로 증명.
  • 간접비 절감 반영: CSAP 심의·감사 증적 자동화로 숨은 비용을 줄인 효과를 TCO에 포함.
③ 기술 지원 약화?
  • Co-Support 런북: 1차(국내 관제) ↔ 2차(해외 백엔드) 공동 지원 절차를 계약에 명시.
  • SLA 분담과 단일 대시보드: 게이트웨이/상호연결/외부 PaaS의 SLA와 장애 책임 경계를 한 화면에



7. 결론
국내 CSP가 하이퍼스케일러처럼 폭과 스케일로 승부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잘하는 건 국내 DC·규제 준수·현장 대응이고, 부족한 건 PaaS 폭이다. 정답은 단순하다. 경계면의 가치를 제품으로 만들자. 국내 CSP는 규제와 신뢰의 도어맨, 해외 CSP는 풍부한 PaaS/AI의 창고. 이 역할 분담을 전제로 In-Region 배치 + 사설 상호연결 + Co-Support + 단일 과금을 묶어내면, 고객 입장에서는 “국내용 안전·글로벌급 기능·예측 가능한 비용·한 곳의 지원”이 동시에 성립한다.

국내 CSP는 대부분 IT 계열사나 만들고 서비스하고 있다. 무리한 서비스를 계속 진행하는 것보다는 계열사를 대상으로 '경계면 전략'을 빠르게 실행하고, 증명해낸다면, 계열사들도 좋아할 것이다. 계열사들은 그룹사 눈치보면서 CSP 선택도 못하고, 클라우드 전환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니 말이다.

게임의 룰을 바꾸면, 승산은 충분하다.
2025/09/30 12:59 2025/09/30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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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카카오톡의 업데이트와 사용자들의 반발
최근 카카오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여러 기능이 바뀌었지만 핵심은 채팅 기능 업그레이드, 소셜 피드 형태로 재편된 탭, AI 통합이다. 카카오는 “대화하러만 들어오는 공간”에서 “콘텐츠·서비스·AI 제안과 검색을 돌아다니며 소비·실행하는 공간”으로 포지션을 전환하겠다며, 목적형 서비스에서 탐색형으로의 변경을 공식화했다.

이런 메신저의 진화는 새삼스러운 흐름이 아니다. 해외에서도 라인은 메시징+피드(VOOM)로 체류 시간과 광고 비중을 키웠고, 위챗은 메신저를 생활 플랫폼으로 확장해 광고·결제·콘텐츠까지 흡수했다. 왓츠앱 역시 Channels로 ‘소비형’ 동선을 열었다. 카카오 역시 슈퍼앱으로서 이미 다양한 탐색형 콘텐츠를 제공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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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사용자 반응은 싸늘하다. 대체제를 찾는 글이 늘고, 자동 업데이트를 끄고 이전 버전을 유지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프로필 업데이트 공유 해제’가 더 중요하다며 설정 변경법을 공유하기도 했다. 내부에서는 “제발 개발자 욕은 하지 말아달라”, “시키는 대로 만들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다”라는 하소연성 글이 블라인드에 올라왔다.

서비스 개편에 사용자의 반발은 종종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냥 지나칠 단계는 넘어섰다고 본다. 해석의 각도는 여럿이겠지만, 이 글에서는 JTBD(Jobs To Be Done) 관점에서 현 상황을 정리해보고, 거기에 개인적 견해를 덧붙여 보겠다.



2. 제품 기획의 방향성, JTBD
JTBD의 강점은 단순하고 명확하다. 무엇을 만들까가 아니라 고객이 지금 어떤 일을 끝내려는가를 먼저 묻는 프레임이다. 기능 목록을 줄 세우거나 페르소나 스토리를 늘어놓는 대신, 상황(Situation)–일(Job)–원하는 결과(Outcome)에 초점을 맞추면 제품이 훨씬 결과 지향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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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텐센이 주장한 관점 하나로 요약된다. “고객은 제품을 사는 게 아니라, 어떤 일을 해내기 위해 ‘고용(hire)’한다.” 여기서 ‘일(Job)’은 기능 자체가 아니다. “지금 떠오른 생각을 지체 없이 전달하고 상대가 바로 이해하게 만든다” 같은 상위 목적이다. 같은 사람이더라도 상황이 바뀌면 고용하는 제품이 달라진다. 그래서 JTBD는 사람(Who)보다 상황(When/Why)을 더 중요하게 본다.

다른 프레임워크와 굳이 비교를 하자면 
  • 기능 중심: “폴더 공유, 댓글, 알림 추가” → 무엇을 늘렸다.
  • 페르소나 중심: “30대 직장인 A는…” → 누구에게 맞춘다.
  • JTBD 중심: “회의 직후, 합의 내용을 5분 안에 배포하고 누가 무엇을 언제까지 할지 결정한다” → 어떤 결과를 만든다.

결론적으로 JTBD는 “수단”보다 “결과”를 우선한다. 그래서 “이 기능이 멋있다”보다 “그 결과가 빨라졌나?”로 판단이 바뀐다.



3. JTBD 관점에서 본 이번 개편의 문제
사용자 행동을 JTBD로 끊어보면, 이번 카카오톡 개편의 핵심 문제는 단순하다. '사용자가 카톡을 고용(hire)하는 1순위 일(Job)'과 이번 릴리즈가 체감시키는 전달값이 어긋나 있다는 점이다.

3.1. 이전 사용자 핵심 JTBD는 “빨리 연락·합의·정산”
키워드는 즉시성 · 가벼움 · 예측 가능성이다. 사용자는 연락 → 합의 → 실행(메시지, 예약,정산 등)을 최소한의 클릭과 시간으로 끝내고 싶다.

3.2. 이번 릴리즈의 사용자 체감
탭/피드 중심의 탐색 동선의 변하면서 프로필 타임라인, 숏폼(숏비디오)가 전면에 들어온다. AI 연동을 한다고 하지만 다음 달부터 본격화 예정이라 체감이 되지 않은 상황이다. 요컨대, 볼거리(탐색)는 늘었지만, 연락→합의→실행의 동선은 증가되었다.

3.3. 사용자 반발이 강한 이유
  • JTBD 불일치: 사용자는 ‘빨리 끝내기’를 원하지만, 릴리즈는 ‘볼거리’에 초점.
  • 근육기억 파괴: 수년간 학습된 탭/아이콘 동선이 바뀌며 인지 부하가 증가. “작은 변화”도 사용자는 큰 불편으로 느낀다.
  • 가치 출시 시차: 핵심 가치(요약·검색·에이전트 실행)는 다음 달. 현재는 UI 변화만 체감되어 기대–경험 갭이 커진다.
  • 피드 피로 + 프라이버시 불안: 이미 인스타/틱톡이 있는 상황에서 채널 중복 피로가 높고, 추천/요약이 개인 대화에 개입한다는 인상은 방어적 반응을 유발한다.
3.4. JTBD 기반 ‘기대 ↔ 전달값’ 갭 매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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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점수는 1~5 척도이며, Gap = 중요도 − 만족도, Opp.(기회점수) = 중요도 + (중요도 − 만족도)이다. Outcome은 사용자 리서치 없는 개인적인 가설이다. 그래서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사용자들은 채팅 내 약속 장소 결정해서 예약을 자동으로 해주거나 캘린더에 자동 등록해주는 기능을 바라지, 지인 프로필이나 숏폼 소비에는 관심이 작다는 것은 크게 틀리지 않은 해석일 것이다.



4. Fit-to-Expectation
카카오는 이번 반발을 무시하면 안 된다. “우리는 고객의 요구를 들었다”는 빠른 제스처가 먼저다. 그리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선언을 해야 한다.

4.1. 메시징은 기본값, 탐색은 옵트인
가장 문제가 되는 첫번째 탭의 탐색 부분을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게 제공한다. 당장 안된다면 계획이라도 발표할 필요가 있다.

4.2. 대화창 기능 강화
곧 추가되는 AI 기능과 채팅창의 결합에 대해 사용자 기대감을 고조시킬 필요가 있다. 실제 예시 시나리오를 광고형태로 제공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화면 전환이 줄어들고 편해진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

4.3. 대고객메시지는 기능이 아니라 결과로
전면 카피: “대화가 끝나는 시간 30% 줄였습니다. 채팅 안에서 3클릭.”. 과거에는 채팅→검색→지도→예약앱… 등의 과정이었다면  채팅→제안 카드→완료(3클릭)로 AI통해 개선되었다는 이야기를 해야한다.



5. Shift-Expectation
그렇다고 카카오정도 되는 규모의 플레이어가 Fit만 할 수는 없다. 사용자가 카톡을 고용하는 이유(“빨리 연락·합의·정산”)를 해치지 않으면서, 탐색=발견→실행의 가치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핵심은 탐색을 ‘볼거리’가 아니라 ‘hire'에 도움이 되는 힌트로 재정의하는 것이다.

5.1. 원칙(Principles)
  • Exploration = Action
    • 피드/탐색은 “구경”이 아니라 카카오의 본질인 '대화'와 연결이 되어야 한다. 대화 맥락을 단축시키는 실행 단서이거나, 새로운 대화의 시작점이 되어야 한다.
  • Context-first, Content-second
    • 맥락(대화·통화·일정)이 먼저, 콘텐츠는 그 맥락을 즉시 실행으로 잇는 재료여야 한다.
  •  Gradualism
    • 급진적 UI 전개 금지. 옵트인→기본 약하게→점진 강화 순으로 장기 도입하여 사용자의 반감을 완화시켜야 한다.

5.2. 제품·UX: 탐색을 “실행 카드”로 연결
  • 맥락 민감 카드(Contextual Action Cards)
    • 모임 대화 → “지도/거리/혼잡도/예약 버튼” 카드 한 장
    • 결제/정산 얘기 → “더치페이 계산→송금 요청” 카드
    • 통화 종료 → “요약→액션(캘린더·할 일·공유)” 카드
  • 피드의 재해석(NOW/숏폼)
    • 정보성/생활형 콘텐츠에 즉시 실행 버튼(길찾기·예약·장보기·쿠폰)을 기본 부착.
    • 소비형 숏폼 비중은 줄이고, 행동 전환형 숏폼(예: “근처 주차 쉬운 식당 3”)을 늘린다.
  • 앱 전환 최소화
    • 가능한 한 톡 내 결제/예약/정산으로 닫히게 하고, 외부 앱은 딥링크 1클릭.



6. 지금은 “끝내기”를 복구하고, 탐색은 “실행의 촉매”로 길게 키워라
이번 개편이 남긴 메시지는 분명하다. 카카오는 더 이상 “메시지 앱”에 머물 생각이 없다. 문제는 사용자가 카톡을 고용하는 이유와 지금 손에 잡히는 경험 사이의 간극이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하다.

먼저,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는 제스처가 필요하다. “메시징은 기본값, 탐색은 옵트인”이라는 단 한 줄의 선언만으로도 공기가 달라질 수 있다. 사용자는 ‘내 일(연락·합의·정산)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안심을 얻고, 카카오는 신뢰라는 시간을 번다. 그 다음에야 “탐색”을 꺼내도 된다.

둘째, 탐색을 ‘구경’이 아니라 ‘끝내기의 힌트’로 재정의해야 한다. JTBD 프레임으로 보자. 사람들이 카톡을 여는 이유는 언제나 같다. 지금 해야 할 일을 최대한 빨리 끝내기. 그렇다면 피드가 보여줘야 할 것은 자극적인 숏폼이 아니라, 대화의 다음 단계로 바로 이어지는 실행 단서다. 모임 얘기에는 거리·혼잡·예약 버튼이 붙은 한 장의 카드가, 정산 얘기에는 더치페이와 송금 요청이, 통화가 끝나면 요약과 일정 추가가 자연스럽게 등장해야 한다. “탐색=실행”이 되는 순간, 사용자는 굳이 다른 앱으로 떠날 이유가 없다.

셋째, 장기전의 언어를 쓰자. 급격한 UI 실험은 근육기억을 깨뜨린다. 반대로, 사용자가 스스로 “이건 나에게 도움이 된다”고 느끼는 순간은 천천히 누적된다. JTBD의 미덕이 여기 있다. 기능을 밀지 말고, ‘일이 더 빨리 끝났다’는 체감을 꾸준히 선물하면 된다. 결과가 쌓이면 기대가 바뀐다. “카톡은 메시지 앱”에서 “카톡에서 다 끝난다”로.

마지막으로, 신뢰를 전면에 내세우자. 개인화·요약·추천이 얼마나 똑똑한지보다, 그것들이 어디서 처리되고 무엇을 남기지 않는지를 더 크게 말할 필요가 있다. JTBD의 감정적 Job—“안심하고 쓰고 싶다”—를 놓치면 어떤 전략도 오래가지 못한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카카오는 지금 당장 ‘끝내기’를 복구해야 한다. 동시에, 탐색을 ‘실행의 촉매’로 천천히 키우는 장기전을 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그 두 축을 JTBD라는 공통 언어로 묶어라. 사용자는 결과로 설득된다. 대화에서 실행까지 걸리는 시간, 클릭 수, 그리고 마음의 불안—이 세 가지가 줄어드는 순간, 탐색형 메신저는 구호가 아니라 습관이 된다.
2025/09/26 09:41 2025/09/2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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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AI 이야기
CEO 스코어의 지표
최근 CEO 스코어가 국내 주요 기업들의 AI 경쟁력을 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네이버와 LG가 뒤를 이었다는 소식은 여러 매체에서 빠르게 전파됐다. 흥미로운 결과지만, 여기서 멈추기보다는 이 지표가 무엇을 의미하고, 또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를 차분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순위를 소비하는 대신, 그 속에 깔린 평가의 프레임과 한계를 이해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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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스코어는 국내 191개 기업을 대상으로 특허, 논문, 인력 등 여섯 가지 지표를 기반으로 AI 경쟁력을 점수화했다. 구체적으로는 ▲특허 피인용 수(기술력), ▲특허 등록 수(특허 활동), ▲AI 학회 논문 등재 수(학술 활동), ▲논문 인용 수(연구 영향력), ▲AI 기술 인력, ▲AI 전공 인력 등이다. 항목별 1위를 100점으로 잡고, 나머지를 상대적으로 환산하는 구조다.



지표의 해석
이 프레임은 분명 유효하다. 특허와 논문, 그리고 인재 규모는 기업의 기술적 토대를 보여주는 정량 지표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역시 R&D 중심의 지표라는 점에서 한계가 뚜렷하다. 또한, 1등을 기준으로 상대평가를 하다보니 지표의 요소가 다양해질 수록 하위 순위에 있는 기업들의 점수가 낮아보이는 착시가 생긴다.

추가적으로 여기에는 실제 시장에서 AI가 어떻게 활용되고, 어떤 방식으로 매출과 연결되는지가 빠져 있다. 데이터의 독점성이나 인프라 역량, 혹은 생태계 주도권 같은 요소들도 측정되지 않는다. 결국 이번 평가는 “연구개발 역량을 수치화한 결과”로 읽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 기업의 AI 경쟁력을 한눈에 보여주지만, 그것이 곧바로 사업성과나 시장 영향력을 대변하지는 못한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보면, 삼성전자를 600점 만점으로 하다보니 제조업에서 LG 155점, 현대차 30점은 사실상 레벨이 다른 스케일을 보여준다. LG는 일부 가전/배터리/AI연구원 중심으로 활동, 성과가 있지만 범위와 인력에서 차이가 나고, 현대차는 자율주행 등 일부 분야에 집중되어 있어 AI 연구 저변이 좁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현대차보다 삼성전자의 AI 역량이 20배 높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는 건데 말이다.



현재 지표에 추가를 해보자면 
그렇다면 실제 기업의 AI 역량을 제대로 보려면 어떤 지표가 필요할까? 진짜 경쟁력을 보려면 사업화, 데이터, 인프라, 생태계까지 포함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즉, 기술적 역량(R&D)에 더해, 사업성과·자산·네트워크까지 고려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아래는 추가 지표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이다.

(1) 사업화 지표
  • AI 매출 비중: 전체 매출 대비 AI 관련 제품/서비스 기여도(예: MS Azure AI 매출, AWS AI 서비스 매출)
  • AI 서비스 론칭 수: AI 기반 서비스/솔루션의 출시 및 유지 건수
  • 고객 확보: AI 솔루션의 B2B 고객 수, 혹은 사용자 수
  • 특허/논문 → 제품화 비율: 연구성과가 실제 제품·서비스로 연결된 정도
→ 문제: 기업별로 AI 매출을 구분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외부에선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

(2) 데이터 지표
  • 데이터 자산 규모: 기업이 보유·접근 가능한 데이터셋의 크기(예: 영상, 의료, 금융 등)
  • 데이터 독점성: 경쟁사 접근이 어려운 데이터(예: 네이버 검색 로그, 카카오톡 대화 로그, 삼성 헬스 데이터)
  • 데이터 품질: 정제율, 라벨링 수준, 멀티모달 여부
  • 데이터 활용도: 실제 모델 학습/서비스에 활용된 비율
→ 문제: 데이터는 기업 내부 자산이라서 외부 검증이나 정량화가 어렵다는 점

(3) 인프라 지표
  • AI 전용 GPU/TPU 보유량: 자체 보유 연산 자원의 규모
  • 클라우드/온프레미스 인프라 운영능력: AI PaaS 제공 여부, 대규모 분산 학습 가능 여부
  • 모델 파운데이션 보유 여부: 자체 LLM, CV 모델, 멀티모달 모델
  • 에너지/비용 효율성: AI 워크로드 대비 에너지 사용량, TCO
→ 문제: GPU 보유량 같은 건 추정 가능하지만, 효율성이나 실제 활용도까지는 공개되지 않는다.

(4) 생태계 지표
  • 오픈소스 기여도: GitHub 스타·Fork 수, 주요 라이브러리 기여 내역
  • 학회/컨소시엄 참여: AI Alliance, MLCommons 등 글로벌 컨소시엄 참여 정도
  • 파트너십/투자: AI 스타트업 투자·인수 건수, 파트너십 수
  • 인재 네트워크: 산학연 협력, 석·박사급 인재 영입 현황
→ 문제: 정량화 지표(스타 수, 투자 건수)는 가능하나, 네트워크 효과나 영향력은 질적 평가가 필요



새로운 지표를 적용해보니
이런 지표를 혼자서 정리를 할 수도 없을 뿐더러, 위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상당수의 지표 요소들이 비공개 자료이기 때문에 정확할 수도 없다. 다만, 어떠한 결과가 나오는지 궁금해서 AI를 통해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았다. '시뮬레이션'이라는 단어를 쓰는 만큼 정확한 결과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이번 시뮬레이션은 R&D 점수는 CEO 스코어 자료를 기본으로 했다. 다만, 업종별로 상이함을 감안하여 업종별 1위를 100점으로 하고 상대점수를 매겼다. 다만, 공개 자료가 부족한 금융사와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룰을 적용하였으니 이점을 참고하기 바란다. AI 시뮬레이션의 결과는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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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뮬레이션이긴 하지만, 몇 가지 흥미로운 점이 보인다.
  • 삼성전자의 압도적 우위: 제조업에서는 사실상 다른 기업과 비교 불가한 레벨
  • 플랫폼 기업의 데이터 독점: 네이버가 학술+데이터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확실한 우위
  • 통신사의 인프라 경쟁: KT는 GPU 투자와 B2B AI 매출로 앞섰고, SKT는 생태계(얼라이언스)에서 강점
  • 스타트업의 빠른 성장: 업스테이지와 뤼튼처럼 규모는 작지만 특화된 영역에서 의미 있는 점수를 기록
즉, R&D 절대 강자 vs 특화·사업화 강자라는 이중 구도가 국내 AI 사업의 모습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왜 이런 지표화가 중요한가 
AI는 더 이상 연구실 안의 기술이 아니다. 특허와 논문을 넘어, 데이터·인프라·생태계와 같은 요소가 기업의 미래 성장을 결정한다. 따라서 기업의 AI 역량을 지표화하고 이를 분석하는 일은 단순히 순위를 매기기 위한 게 아니다.

이 과정은 기업의 전략적 방향성을 확인하고, 투자자가 기업 가치를 해석하는 기준을 마련하는 작업이다. 더 나아가 이런 데이터가 공개적으로 쌓일수록, 기업 가치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려는 시도로 이어진다. 이는 기술력만이 아니라 사업성과·지속가능성까지 함께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다.

결국, 우리가 AI 경쟁력을 어떻게 측정하느냐가 곧 기업의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와 직결된다. 지금은 특허와 논문에 머무르지만, 앞으로는 더 넓고 현실적인 지표 체계가 필요하다. 그것이 한국 기업의 AI 경쟁력을 제대로 드러내고, 시장과 사회가 그 가치를 이해하게 만드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 참고로 이번에 AI를 통해 시뮬레이션 돌린 결과는 이곳의 가장 아래쪽에 올려두었으니, 궁금하신 분은 참고하기 바란다. 
 
2025/09/11 11:15 2025/09/1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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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모바일 시장 자료
1. 거대한 AI 전환의 파도
지금 우리는 흔히 ‘제2의 산업혁명’ 혹은 ‘지능 혁명’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전환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18세기 증기기관이 인간의 근육 한계를 무너뜨렸다면, 21세기의 AI는 인간의 두뇌를 확장하며 인류 문명의 OS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LLM(대규모 언어모델)을 둘러싸고 천문학적인 자본과 인프라를 동원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메타와 테슬라가 기가와트(GW) 단위의 전력을 소모하는 데이터센터를 짓고, 엔비디아 GPU를 둘러싼 전 세계적 쟁탈전이 벌어지는 현실은 AI 경쟁이 국가 단위 게임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마주하고 있는 질문 중에 하나는 이것이다.
“우리는 근본 기술 경쟁에 참여할 것인가, 아니면 서비스 혁신에 집중할 것인가?”



2. 카카오톡 서비스의 위기
카카오는 지금까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라는 독보적인 서비스 자산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2025년 2분기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4,910만 명으로 여전히 압도적이다. 하지만 지표 속에는 분명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카톡의 올 2분기 월간활성이용자수는 약 4910만명으로 대부분의 국민이 사용 중이지만, 이용시간은 지속 감소 중이다. 지난 8월 카카오톡의 1인당 평균 이용시간은 674분으로, 2021년 7월(800분) 대비 16%가량 줄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이미 1인당 이용 시간이 추월당했고, MZ들에게는 '필수지만 구식인 앱'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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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 대표이사의 사법 리스크가 기업 신뢰도를 흔들고,
  • 새로운 혁신 서비스는 거의 나오지 않았으며,
  • 자회사의 문어발식 확장은 “매출 부풀리기”라는 비판을 불러왔다.

정부가 추진한 K-AI 프로젝트에서도 탈락하면서, 기술 기업으로서의 상징성을 보여줄 기회마저 놓친 상황이다. 즉, 카카오는 여전히 강력한 서비스 플랫폼이지만, 혁신 기업이라는 이미지는 빠르게 희미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3. 기술적 한계와 카나나(KaNaNa)의 교훈
카카오는 사실 누구보다도 일찍 AI에 관심을 가졌다. 2017년 국내에서 가장 먼저 AI 전문 연구조직인 카카오브레인을 설립했고, 창업자 김범수 의장이 직접 주도하며 인재 확보에도 나섰다. 하지만 7년이 흐른 지금, 그 성과는 'ZERO에 가깝다'는 냉정한 평가를 받고 있다.

  • 카카오브레인은 글로벌 AI 빅테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미했고, 심지어 국내 경쟁사 네이버의 HyperCLOVA에도 한참 뒤처졌다.
  • 최근 공개한 자체 언어모델 카나나(KaNaNa) 역시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한국어 특화 모델”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개발자 커뮤니티나 일반 사용자에게 설득력을 주지 못했다.
  • 카나나 발표 직후 카카오 주가가 하락했고, 애널리스트들은 “구체적 수익화 계획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정부 과제 탈락과 맞물리면서, 시장에서는 카카오의 AI 기술력에 대해 “일찍 시작했지만 남은 건 거의 없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결국 카카오는 AI 기술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보하지 못한 채, 서비스 기업으로 노선을 바꿀 수밖에 없는 배경을 스스로 만든 셈이다.



4. 챗GPT 통합, 전략적 선택
이렇다보니 카카오의 AI 전략에 대한 방향성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 바로 카카오톡에 챗GPT를 직접 통합하는 전략이다.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지만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이렇게 말했다. “친구와의 채팅 중에 챗GPT 검색 결과를 공유하거나, 하루에도 수십 번 접속하는 카카오톡 핵심 화면에서 챗GPT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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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컨데 카카오톡 채팅 탭에 챗GPT 아이콘을 넣고, 친구와의 대화 맥락 속에서 GPT를 불러내거나 샵(#) 검색과 연동해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 사용자 경험: 앱을 떠나지 않고 GPT를 쓸 수 있는 편리함, 새로운 재미, 체류 시간 증가 → 단기적으로 긍정적 효과
  • 카카오 입장: 서비스 위기(이용 시간 감소, 이미지 하락)와 기술 부재(카나나 실패, 카카오브레인 무력화)를 동시에 커버하는 카드
즉, 이 선택은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니라, 서비스 기업으로의 전략적 전환을 상징한다.



5. 카카오는 서비스 기업인가, 기술 기업인가
개인적으로 카카오의 전신(?)인 '다음 커뮤니케이션'과 깊은 인연이 있다. 다음은 "서비스 기업인가, 기술 기업인가"라는 자신의 아이덴티티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굉장히 많이 했던 기업이다. 다음을 인수& 합병한 카카오는 그동안 '기술 기반의 혁신 기업'이라는 아이덴티티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번 선택은 사실상 기술 리더십을 포기하고 서비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규돈 CTO가 최근 카카오 기술 블로그에서 강조한 메시지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그는 “LLM은 OS이고, 카카오는 그 위에서 오케스트레이션과 AI 네이티브 전환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곧 근본 기술 개발 경쟁이 아닌, 외산 모델을 활용해 서비스 UX와 조직 문화를 혁신하는 전략으로 노선을 분명히 한 것이다.

기반 기술보다는 응용 서비스에 강점이 있는 국내 인터넷 기업으로서는 어쩌면 굉장히 스마트하고 현실적인 선택일 수도 있다. 그런데, 카카오의 지난 궤적과 시장의 기대, 그리고 정부의 기조와는 다르다는게 문제이다.



6. 시장의 반응
아직 카카오와 오픈AI의 서비스 통합이 공식 발표되지 않은 시점이라 ‘시장 반응’을 단정적으로 논하기에는 이르다. 다만 사용자 관점에서는 챗GPT를 카톡 안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환영할 만한 요소가 있다.

그러나 업계의 시선은 다르다. 그것은 최근 몇 년간 카카오는 서비스 기업으로서 보여준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집중했던 것은 카카오톡을 메인 플랫폼으로 한 계열사 확장과 매출 다변화였고, 그 결과 계열사 수는 한때 100개를 넘어섰다. 신규 사용자 친화적 서비스는 기억조차 희미하다. 이런 궤적 속에서 챗GPT 통합은 혁신적 서비스 전략이라기보다는 외산 의존을 통한 단기 처방처럼 읽힌다.
[ 카카오 계열사 수 변동 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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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카카오

투자자들의 장기적인 심리 역시 부정적일 것이다. 기술 리더십을 상실한 상황에서 외부 기술에 의존하는 선택은 카카오의 성장성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기능 연동이 아니라, “카카오가 기술 기업이 아니라는 자기 고백”으로 비칠 위험이 있다.

물론 카카오는 오는 9월 23일 ‘이프카카오’ 행사에서 “챗GPT는 카카오 AI의 전부가 아니다”라고 강조할 것이다. 3개월 전 공개한 AI 가드레일 모델 3종과 '카나나-1.5-v-3b'와 MoE 언어모델 '카나나-1.5-15.7b-a3b'등을 내세우며 오케스트레이션 구조 안에서 자체 AI 기술의 역할을 부각시키려 하겠지만, 이미 시장의 인식 속에서 카카오가 기술 기업으로 남아 있을 여지는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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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결론: 단기 성과와 장기 리스크

카카오가 챗GPT와의 결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단기적 성과는 분명하다. 카카오톡은 다시금 신선함을 회복하고, 체류 시간은 늘어나며, 사용자들은 카톡을 떠나지 않고도 최신 AI 경험을 접할 수 있게 된다. “필수지만 구식”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서비스 이미지를 덧입힐 수 있는 기회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위험 신호가 더 크게 보인다. 지난 몇 년간 카카오는 혁신적인 서비스보다는 계열사 확장과 매출 다변화에 치중했다는 인식이 강하다. 카카오브레인과 카나나 사례에서 드러났듯이 기술 경쟁력 확보에는 실패했고, 이번 GPT 통합 역시 “외산 의존”이라는 꼬리표를 피하기 어렵다. 이는 카카오의 아이덴티티를 “기술 기업”에서 “서비스 기업”으로 전환하는 자기 선언처럼 읽힐 수 있다.

정책적 리스크도 무시하기 어렵다. 정부가 강조하는 ‘소버린 AI(국가 기술 주권)’ 기조와 카카오의 선택은 정반대에 위치한다. 단순히 지원 축에서 소외되는 차원을 넘어, 장기적으로는 규제·정책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술 리더십 상실로 인한 차별화 포인트 부재, 기업가치 성장성 약화가 우려된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카카오톡 대화가 OpenAI로 흘러가는 구조는 보안·프라이버시 불안, 그리고 국산 서비스 정체성에 대한 거부감을 자극할 수 있다.

즉, 카카오의 이번 결정은 단기적 생존 전략으로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기술력 상실, 정책적 불이익, 사용자 신뢰 위기라는 삼중의 리스크를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카카오의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이 선택이 향후 “생활 속 AI 대중화의 성공 사례”로 기록될지, 아니면 “혁신 없는 기업 이미지의 굳어짐”으로 남을지는 결국 카카오가 앞으로 얼마나 실질적인 서비스 혁신을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다.

2025/09/08 16:09 2025/09/0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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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U, Z세대들의 높은 충성도를 기반으로 하는 뤼튼
요즘 뤼튼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출시한 지 2년도 안 됐는데 벌써 MAU 500만을 넘겼다고 한다. 국내 AI 서비스 중에서는 챗GPT, 제미나이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특히 흥미로운 건 Z세대다. 비용에는 민감하지만 새로운 걸 가장 빨리 받아들이는 세대인데, 이들이 뤼튼을 “생활 속 AI”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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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키우기, 고민 상담, 영어 회화 같은 기능들이 겉으로 보면 가벼워 보이지만, 결국은 매일 접속할 이유를 만드는 장치다. 예전 싸이월드 미니홈피나 네이버 카페등을 떠올리면 비슷한 느낌이다. 이용자를 모으는 것 자체가 곧 서비스의 가치였던 시절이 있었으니까. 그렇다면, 과거의 법칙이 현재에도 적용이 되는 것일까?



GPT-5와 엑사원 추가, 그리고 차가운 댓글 반응
최근 뤼튼은 GPT-5(OpenAI)와 엑사원(Exaone, LG AI 연구원)을 붙였다. 글로벌 모델과 국산 모델을 동시에 제공하면서 “AI 멀티모델 허브”로 가려는 의도가 읽힌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유료 모델이나 아예 사용방법이 없었던 모델을 그것도 무료로 써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니 나쁠리가 없다.

그런데, 사용자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냉소적이다. 이 기사의 댓글을 몇가지 살펴보자.

  • 그럼 뤼튼의 기술은 뭐지?
  • 외국 기업 서비스를 벤처 투자금으로 무료로 제공하는게사업모델인가요? 그냥 외화유출인것 같은데…정부 자금인 모태펀드도 받았을텐데 기술개발은 뒷전이고 고객 모으기에 급급한 기업이 존속할 필요가 있을런지
  • 한탕 거하게 드실라고? 정부가 돈푸니까 빨리 받아먹어야지? 이런돈도 아는사람이 있어야 먹을수있는거고 눈먼돈이니까..갑자기 gd를 광고모델 쓰질않나.. 의심이 가긴하자나
성장은 인정하지만 “본질적 차별화가 있느냐”는 질문이 계속 따라붙는다. 광고는 요란한데, 정작 뤼튼만의 서비스가 뭔지는 잘 안 보인다는 얘기다. 이런 무료 서비스가 국내 SW 산업에서 제값 받기를 어렵게 한다는 비평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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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인 구조와 불편한 진실
실제, 뤼튼의 내부 구조를 보면 단순히 모델 API만 연결해 놓은 것은 아니다. 질문을 잘게 쪼개고, RAG을 거치고, 여러 모델을 번갈아 호출해서 답을 만든다. "UI/UX + 워크플로우 + 사용성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이며, 여기에 오케스트레이션과 비용최적화까지 한다. 겉으로 보면 꽤 이상적인 구조이고, 자체 기술이 없다고 하기에는 약간 억울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이런 이상적인 구조가 오히려 사용자를 혼란스럽게 한다. 사용자는 뤼튼을 통해 유료 GPT를 무료로 사용하기를 바랄 뿐, 뤼튼의 서비스를 사용하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보자. 

뤼튼에서 GPT5를 선택하여 질문을 한 것과 chatGPT5에서 같은 질문을 할때, 답변이 같지 않다. 과거 대화 목록을 기반으로 하여 프롬프팅과 RAG을 사용하기 때문에 예상과 전혀 다른 답변을 할 때가 있다. 이렇게 기대하던 답이 아니었을 때, 뤼튼의 문제인지, GPT/엑사원의 한계인지, 아니면 사용자의 질문이 문제였는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현상은  B2B로 간다면 더욱 선명해진다. B2B 고객은 SLA(서비스 품질 보장)를 원하지만, 뤼튼의 현재 구조는 문제 원인을 투명하게 설명하기 어렵다. 결국 B2C 트래픽 기반 외형은 화려하지만, 품질과 신뢰성 측면에서 고객이 안심하고 쓸 단계는 아닌 것이다.



과거 웹서비스들과 다른 AI 서비스들의 비즈니스 모델
전통 웹 서비스는 트래픽을 광고로 곧장 수익화가 가능했다. 네이버, 다음, 유튜브, 페이스북 모두 같은 구조였다. 하지만 LLM 기반 서비스는 광고 삽입이 구조적으로 어렵다.
  • 대화형 UI는 광고와 맞지 않고,
  • 개인화된 출력은 광고 타겟팅을 어렵게 만든다,
  • 무엇보다 신뢰가 핵심인데 광고 개입은 신뢰를 깨뜨린다.
그래서 글로벌 AI 서비스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구독·B2B 계약·파트너십으로 정리된다.
하지만 뤼튼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자체 LLM이 없기 때문에 구독에서의 차별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남는 길은 B2B 계약과 파트너십인데, 이때 뤼튼만의 핵심 자산이 무엇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단순히 “국내에서 사용자 수가 많다”는 것만으로는 기업 고객을 설득하기 어렵다.



Jasper의 궤적이 남긴 교훈
AI 서비스 업계에서 뤼튼과 가장 닮아 있는 해외 사례는 Jasper다. Jasper는 초창기부터 자체 LLM을 만들지 않고, OpenAI 등 외부 모델을 연결해 UI/UX와 워크플로우를 최적화한 글쓰기 보조 서비스로 빠르게 성장했다. “누구나 쉽게 마케팅 문구와 콘텐츠를 뽑아낼 수 있다”는 가치를 앞세워 B2C 시장을 공략했고, 한때는 월 구독 기반으로 수십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며 “생성형 AI SaaS의 성공 신화”처럼 보였다.

하지만 ChatGPT가 무료로 공개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Jasper의 장점이었던 편리한 인터페이스와 프롬프트 템플릿이 순식간에 평준화되었고, “왜 Jasper를 돈 주고 써야 하나?”라는 질문이 사용자들 사이에서 커졌다. 결국 Jasper는 구독자 이탈 → 성장 정체 → 구조조정을 겪어야 했다. 많은 매체들이 Jasper를 “AI 버블의 희생양”이라 부른 것도 이 시점이다.

그런데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Jasper는 방향을 바꿨다. 엔터프라이즈 중심 SaaS로 피벗하며, 단순 텍스트 생성이 아니라 기업 내부 데이터와 결합한 마케팅·세일즈 콘텐츠 자동화 플랫폼으로 재정의했다. 외부 모델을 그대로 쓰는 구조는 유지했지만, 고객사 맞춤형 데이터 통합, 팀 협업 기능, 보안·컴플라이언스 등을 더해 기업이 쓸 만한 AI 도구로 다시 자리매김했다.





B2B 기반으로 가야하는 뤼튼의 전략
순수 SW만으로는 국내에서 자생하기가 힘들다. 더욱이 외산 AI들이 한국어를 지원하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는 경쟁상대가 국내에 한정되지는 않는다. 결국 뤼튼의 지속 가능한 길은 현실적으로는 폐쇄형 B2B SaaS이다.

  • 단기적으로는 B2C 구독과 제휴로 수익성을 시험하고,
  • 중기적으로는 교육, 마케팅 같은 ROI가 빠른 Vertical B2B로 진출하고,
  • 장기적으로는 금융·헬스케어 같은 고마진 산업에서 폐쇄형 엔터프라이즈 SaaS로 가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게 제휴다. 예를 들어, 뤼튼 스피킹은 온라인 영어학원이나 에듀테크 플랫폼과 연결할 수 있고, 콘텐츠 자동화 기능은 광고대행사나 이커머스 플랫폼의 백엔드로 들어갈 수 있다. 고민 상담은 디지털 치료제나 멘탈케어 스타트업과 엮을 수도 있다. 이런 제휴가 단순히 수익만 주는 게 아니라, B2B 영업 레퍼런스가 된다. 엔터프라이즈로 갈 때 신뢰를 확보하는 증거가 되는 거다.

굳이 B2B SaaS앞에 '폐쇄형'이 붙는 이유는 망분리 환경에서 온프레미스(On-Premise) 솔루션을 선호하는 국내 기업들의 문화가 유일하게 해외 서비스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맺는 말
뤼튼은 지금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AI 서비스다. 하지만 동시에 품질·차별화·수익화라는 세 가지 큰 숙제를 안고 있다. MAU 500만은 분명 강력한 자산이다. 하지만 구독으로는 힘들고, 광고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답은 B2B SaaS, 그리고 제휴를 통한 Vertical 진출이다.

지금 뤼튼은 “생활형 AI B2C 성장”에서 “B2B SaaS 모델”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서 있다. 앞으로 이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뤼튼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지점이 될 것이다.
2025/08/21 14:47 2025/08/2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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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5년 8월 4일,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의 최종 5개 컨소시엄을 발표했다. 이른바 ‘소버린 AI’ 프로젝트는 단순히 모델 하나를 잘 만드는 것을 넘어, 한국형 AI 주권을 확보하고, 데이터·인재·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대형 국가 전략이다.

선정된 팀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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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팀들은 각자의 방향성과 기술 전략을 제시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결국 ‘대형 LLM 중심’의 경쟁 구도로 수렴되고 있다. 그렇다면 ‘소버린 AI’는 이렇게 파운데이션 모델 하나를 두고 벌이는 기술 경연장이 되어도 괜찮은 걸까?



기승전 Foundation Model… 그것이 전부인가?
소버린 AI에서 파운데이션 모델(FM)이 핵심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국가 AI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범용성과 확장성을 갖춘 대형 모델의 존재가 필요하고, 이를 개발할 수 있는 기술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사업의 중요한 축이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FM은 전체 그림의 일부일 뿐이다. FM 위에서 작동할 수 있는 산업 응용, 사용자 중심의 인터페이스, 인프라, 윤리·보안 체계, 오픈소스 생태계 구축 등 다양한 퍼즐 조각이 함께 구성되어야만 소버린 AI가 진짜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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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업은 아쉽게도 그런 확장적 시야보다 FM 자체의 경쟁력에만 집중하는 구조를 택했다. 누가 더 크고 빠르고 정확한 모델을 만들 수 있는가를 겨루는 형식 속에서, 소버린 AI가 가져야 할 생태계적 관점은 다소 희미해진 느낌이다.



스타트업의 실력인가, 전략적 배분인가?
이번 선정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팀은 단연 업스테이지다. 유일한 스타트업 팀으로서 대기업 중심의 컨소시엄 사이에서 이름을 올렸다. ‘Solar WBL’이라는 자체 모델로 고효율 LLM의 가능성을 제시했고, OCR, 경량화 챗봇, 비즈니스 특화 API 등 실험도 이어가고 있다. 그간 보여준 제품화 속도와 응용력, 그리고 팀의 실행력은 분명 인상적이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한 가지 도발적이지만 꼭 필요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FM은 정말 기술력만으로 가능한가?
파운데이션 모델은 단순한 AI 알고리즘 기술이 아니다. 수백억 단어에 달하는 학습 데이터, 수천억 개의 파라미터를 처리할 인프라, 이를 운영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조직과 자본, 그리고 이를 감당할 산업적 파트너십이 함께 작동해야 하는 복합 시스템이다. 그렇다면 이런 구조 속에서, 자연스럽게 질문이 이어진다.

  • 온디바이스 LLM을 구현해온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왜 선택되지 않았을까?
  • 글로벌 의료 AI 기업으로서 입증된 레퍼런스를 가진 루닛은 왜 최종에 오르지 못했을까?
이 질문들은 업스테이지의 기술력을 깎아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FM이라는 구조적 특성상, 누가 선정되었든 던져질 수밖에 없는 질문이며, 왜 소수의 기업에게 혜택이 집중되는 구조를 선택했냐는 사업을 향한 불만이다.

FM은 기술만이 아니라 시간과 사람, 자본과 네트워크의 총합으로 구축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기업이든 “이 모든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질문은 당연히 따라올 수밖에 없다. 업스테이지의 선정이 의심스럽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FM 프로젝트에 진입하기 위한 구조적 문턱이 높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다양성은 충분히 고려됐는가?
무엇보다 아쉬운 부분은 기술 전략의 다양성 부족이다. 최종 선발 팀들은 대부분 텍스트 기반 LLM을 중심에 두고 있다. 이미지 생성이나 영상 기반 멀티모달 모델, 온디바이스 환경을 고려한 경량화 전략 등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 이것이 과연 소버린 AI의 취지와 맞는 접근일까?
  • 국가 주권이라는 이름 아래, 기술 전략마저 단일한 방향으로 수렴되는 것은 아닐까?
AI는 모든 산업에 걸쳐 확산되는 기술이다. 다양한 데이터 타입과 문제 상황, 응용 환경이 존재하는 만큼, 기술 전략 역시 다양성과 균형을 갖춰야 한다.



생태계는 경쟁만으로 자라지 않는다
이번 사업은 ‘선발 → 경쟁 → 탈락’이라는 단계별 서바이벌 구조를 택했다. GPU, 데이터, 정책적 지원이 집중되기에, 떨어진 팀은 사실상 생태계 밖으로 밀려난다. 스타트업은 본질적인 실험보다 과제 수주에 몰입하고, 중소기업은 기술 개발보다 컨소시엄 구성이 더 중요해지고, 대기업은 장기 기술 전략보다 ‘정부 호환성’을 먼저 고민하게 된다.

과연 이것이 ‘소버린’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접근일까?

정부가 주도권을 가지고 핵심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식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생태계를 줄 세우는 방식이 되어선 곤란하다. 이번 사업은 ‘소버린 AI’를 실현하는 여러 방식 중 하나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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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을 잊지 말자
이번 사업이 진행되는 것을 보며 개인적으로는 매우 미묘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 그 동안 "한국형", "K-"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던 업계의 빅마우스들이, 대부분 이번 사업에 긍정적인 목소리 내지 방관을 하고 있다는 사실때문이다.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는 분들도 유난히 많았고... 그러한 이유때문에 이런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에 대한 우려도 스스로 있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버린 AI는 단순한 국산화나 모델 만들기가 되어선 안된다. 정책적으로는 FM 자체뿐 아니라, 윤리, 책임, 응용 생태계에 대한 분과 논의가 병행되어야 하고, 산업계에서도 ‘우리 모델 vs 너희 모델’ 식의 성능 경쟁보다는 그 모델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고, 어떤 문제를 해결했는지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지금 중요한 건 누가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다. 이 시점을 놓친다면, ‘AI 주권’이라는 말도 결국 한때의 마케팅 문구로 휘발될지 모른다. 소버린 AI를 위한 다양한 접근법 중 하나여야 한다. 향후 정부가 이어갈 후속 사업들에서는 모델 개발만이 아니라, 데이터 확보, 검증 인프라, 응용 서비스, 거버넌스와 같은 다양한 요소들이 함께 고려되길 바란다.

무엇보다 바람직한 방향은, 몇몇 사업자에 대한 집중 지원이 아닌, AI 산업 전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소버린 AI의 이름이 진정한 기술 주권으로 연결되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넓고 유연한 생태계적 시선이 필요하다. 그런 사업이 이번과 별도로 추가되기를 기다리고 있겠다.
2025/07/31 15:31 2025/07/3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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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Agent가 역할을 나눠 맡으며 업무의 일부를 수행하는 시대가 왔다.”
지금 AI 기술의 최전선에 있는 개념은 단연 ‘AI Agent’다. 단순히 질문에 답변하는 수준의 챗봇을 넘어, 도구를 활용하고, 행동하고, 협업하며 목표를 수행하는 지능형 소프트웨어의 등장이 예고되고 있다. Agent는 더 이상 연구실 속 미래 기술이 아니다. 이미 다양한 산업에서 실제 PoC와 업무 자동화 프로젝트로 이어지고 있으며, 새로운 플랫폼 전쟁의 중심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은 정말 ‘ROI(투자 대비 효과)’가 나오는가? 가장 기초적인 질문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1. 실전에서의 적용: 글로벌과 국내 사례
1.1. 글로벌
  • Klarna: 고객 상담 업무의 65% 이상을 AI Agent가 처리, 평균 응답시간 2.3초. 고객 만족도 향상과 비용 절감 효과 동시 달성.
  • Salesforce GPT: 세일즈 자동화 Agent로서 고객 행동 예측, 메일 작성, 추천 업무 수행. 내부 영업 생산성 약 30% 향상.
  • OpenDevin: 개발 보조 Agent로서, 버그 분석 → 수정 제안 → 문서 작성까지 수행. 엔지니어 시간 절감 효과 확인.
1.2. 국내
  • 엠로: 구매 Agent 도입으로 문서 생성 자동화, 발주관리 PoC 진행. 아직 확산보다는 테스트 단계.
  • 한국딥러닝: AI OCR 기반 문서처리 Agent로 9천 건 등기부등본 처리, 99.7% 시간 절감.
  • 올거나이즈 Alli: 노코드 Agent Builder를 통한 고객 지원/지식 검색 Agent 운영. 금융·제조권 중심 확산 중.
이처럼 일부 기업에서는 Agent 도입이 명확한 ROI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대다수는 여전히 검증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2. Agent의 ROI를 계산해보면
2.1. 초기 구축
ScaleUpAlly에 따르면 고도화된 Agent는 $40,000~$150,000 이상(약 5천만~2억 원)  투자가 필요하다. 상세 내용을 구분해서 정리하자면 

  • 단순 Q&A Agent 수준: $10,000~$30,0000 (약 1,300만 원 ~ 약 4,000만 원)
  • CRM 연동·오케스트레이션 포함: $40,000~$70,000(약 5,300만 원 ~ 약 9,300만 원)
  • 고도화 Agent (검색/ML/워크플로우 포함): $150,000 (약 2억 원) 이상 가능

2.2. 월간 운영
Designveloper에 따르면 API 호출, 모니터링, 데이터 보정, 보안 등 포함 시 $3,000~$13,000(약 400만~1,800만 원) 수준이 월 비용으로 소요된다. 상세 내역을 구분하자면 아래와 같다.

  • LLM API 호출: $1,000 ~ $5,000 (약 130만 원 ~ 약 660만 원)
  • 검색 인프라 (벡터 DB 등): $500 ~ $2,500  (약 66만 원 ~ 약 330만 원)
  • 모니터링/로깅: $200 ~ $1,000(약 26만 원 ~ 약 130만 원)
  • 프롬프트 업데이트 (튜닝): $1,000 ~ $2,500 (약 66만 원 ~ 약 260만 원)
  • 보안 유지 비용: $500 ~ $2,000(약 400만 원 ~ 약 1,800만 원)

2.3. ROI
이를 단순 계산해보면, 초기 구축 비용이 최소 약 5천만 원, 월간 운영비가 400만 원이라고 가정할 때, 2년 기준 총비용은 약 2억 원에 달한다. 따라서 최소 연간 1억 원 이상의 비용 절감이나 추가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투자 대비 효과(ROI)를 입증하기 어렵다. 이는 AI Agent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명확한 수치적 효과를 전제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TechMonitor, Capgemini, PagerDuty, BCG 등의 자료를 종합하면 기업들이 AI Agent에 기대하는 ROI는 평균 200%이다. 하지만, 실제 평균 ROI는 170% 수준으로 나타났다. 60% 이상의 기업이 기대치를 달성하지 못했거나 ROI 측정에 실패했으며 42%가 AI 프로젝트를 중단했다는 보고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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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왜 많은 Agent가 ROI를 만들지 못하는가?
 
첫째는 현업과 동떨어진 구조를 시도하기 때문이다. Agent가 ROI를 창출하려면, 단지 기술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넘어 실제 조직의 흐름 안에 들어가야 한다. 승인 체계, 데이터 흐름, 사용자 관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Agent는 초기 도입비만 남기고 활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 문화적인 거부감이 커서 부가 서비스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둘째는 운영 전략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ROI는 도입이 아니라 운영에서 나온다. Agent는 만들어지는 순간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학습하고 개선되는 구조여야 한다. 이를 위한 운영 체계와 리소스를 확보하지 않으면, 도입 효과는 장기적으로 희석된다. 그런데, 구축 예산에 모든 것을 써버린 기업은 대부분 구축 이후에는 개선없이 방치하게 된다.

셋째, AI Agent를 단순히 비용 절감 도구로 오해하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이 Agent를 단순히 사람을 줄이는 수단으로 접근한다. 하지만 실제 ROI는 인건비 감축보다는 생산성 증대, 오류 감소, 리드타임 단축 등 정량화된 효율성 개선에서 발생한다. 특히 국내는 Agent를 단순 인건비 절감 도구로 이해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진짜 절감은 반복 운영 구조와 업무 최적화에서 나오는데, 애초부터 이러한 설계과 고려가 없다.
 
넷째, ROI 추적 시스템 부재이다. Agent의 성과를 수치로 추적할 수 없다면, 의사결정자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KPI, 비용 대비 성능, 반복 사용률 등 ROI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 체계를 사전에 설정해야만 한다.



4.  Agent의 미래 — SI에서 SaaS로?
 
지금까지의 논의를 종합해보면, AI Agent는 단순 기술 구현 단계를 지나 지속가능한 ROI를 낼 수 있는 구조적 진화가 필요하다. 특히 구축비와 운영비가 일정 수준 이상 고정되는 구조에서, 기업 입장에서는 다양한 도입과 운영 옵션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의 흐름은 SaaS 기반 Agent 제품군의 확산이다. Microsoft 365 Copilot, Salesforce GPT와 같은 제품처럼, 특정 업무 목적에 맞춘 SaaS형 Agent는 초기 투자 없이 구독 형태로 시작할 수 있고, 운영/유지보수 부담도 낮다. 특정 도메인에서 ROI가 검증되면, 이 모델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또 다른 흐름은 Agent Builder 기반의 경량화된 커스터마이징 전략이다. LangChain, AutoGen, CrewAI 같은 프레임워크나 Google Vertex AI의 Builder 기능은 복잡한 개발 없이도 Agent를 빠르게 설계하고 테스트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SaaS 수준까지 가지 않더라도’ 중소 규모 조직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는 경로다.
 
하지만 Builder만으로 운영비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Builder는 여전히 기술자 중심의 툴이며, 프롬프트 조정, API 연결, 모니터링, 사용자 피드백 반영 등은 모두 비용과 리소스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운영 행위다. 결론적으로 AI Agent는 다음과 같이 양분될 가능성이 크다.

  • SaaS화 가능한 Agent : 반복성과 정형성이 높은 도메인 중심. 낮은 도입 비용, 빠른 확산, 낮은 운영 부담
  • SI 기반 + Builder 연계형 Agent: 특수 목적·복잡성 높은 워크플로우 중심. PoC-중심의 탐색 단계에서 유효
     
Agent는 단기 성과를 위한 트렌드가 아니라, 조직 구조와 업무 흐름에 맞춰 어떤 구조로 설계되고,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가에 따라 생존 여부가 결정될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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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 지금 AI Agent를 도입해야 할까?
 
AI Agent는 기술이나 규제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ROI의 문제다. 구축과 운영에 필요한 기본 비용은 조직의 규모와 무관하게 일정 수준 이상으로 고정된다. 그렇다면 Agent가 만들어내는 가치는 연간 최소 1억 원 이상이어야 ROI가 성립된다. 반대로 말하자면, 1억 원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업무에 적용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Agent는 반복적이고 구조화된 대형 트랜잭션을 가진 조직에게 적합하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은 SaaS나 Agent Builder가 충분히 고도화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더 합리적인 전략일 수 있다. Agent는 트렌드가 아니다. ROI를 중심에 두지 않는 Agent 전략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2025/07/31 08:53 2025/07/3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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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MSP 모델은 무너졌다. 이제는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지난 글에서는 AI와 클라우드의 변화가 MSP에게 어떤 위기이자 기회를 던져주는지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MSP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5. MSP의 근본은 'Gate Keeper'
과거에는 MSP가 고객과 CSP(예: AWS, Azure, GCP) 사이에서 계약·가격·서비스 조건을 대신 해석해주며 일종의 비즈니스 Gate Keeper 역할을 수행했다. 고객은 클라우드 사용에 익숙하지 않았고, CSP도 고객에게 기술적 복잡성을 감당하기 어려웠기에 MSP가 유용한 중개 지점이었기 때문이다.

5.1. AI 시대의 환경변화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클라우드는 인터페이스가 간소화되었고, AI는 API만 있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됐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OpenAI나 Claude API를 직접 붙이고, SaaS 기반의 챗봇이나 문서 자동화 도구를 자유롭게 도입하고 있다.

이제 고객은 MSP에게 “AI 좀 써보고 싶은데 알려주세요”라고 묻지 않는다. 오히려 “MSP 없이도 우리는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이 일반화되어 있다. 따라서 MSP는 기존 역할에 머무를 수 없으며, Gate Keeper로서의 존재 이유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5.2. 고객의 니즈
그렇다고 고객의 니즈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변화했을 뿐이다. 클라우드와 AI에 대한 고객들의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오히려 특정 CSP나 단일 AI 모델에 Lock-in되지 않으려는 전략적 태도가 생겨나고 있다.

이미 기업의 약 37%가 이미 5개 이상의 LLM(예: OpenAI, Gemini, Claude 등)을 생산 환경에서 사용 중이며, 작년 대비 증가 추이이다. Claude는 코딩, Gemini는 설계, OpenAI는 복잡 QA에 강점이 있다는 것을 기업 CTO들은 너무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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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흐름은 클라우드 기반 AI 전략에서 “Vendor Lock-in은 리스크다”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음을 보여준다. MSP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생기는 시점이다.

5.3. 기술적인 Gate Keeper로서 진화
결국 MSP는 비즈니스 Gate Keeper에서 기술적 Gate Keeper로 진화해야 한다. 비즈니스적인 편의성을 넘어서 기술적인 편의성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기존처럼 고객의 SR을 “우리가 대신 해드릴게요”가 아니라 

“우리는 어떤 모델이 어떤 업무에 적합한지 판단하고,어떤 방식으로 CSP와 연결해 실제 워크플로우에 녹일지 설계해드립니다” 라는 방향으로 역할이 바뀌는 것이다.

이 방향은 쉽지 않다. 그렇기에, MSP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그 전략은 대형 MSP와 소형 Vertical MSP라는 두 가지 경로로 나뉘게 된다.



6. 기술 기반 대형 MSP의 전략
MSP가 기술적 Gate Keeper로 진화한다는 선언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현실에서 이 역할을 수행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이는 단순한 역량의 문제가 아니다. MSP의 구조 자체가 이 전략을 감당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 특히 대형 MSP라면, AI와 클라우드를 통합적으로 운영하고 설계할 수 있는 기술 내재화와 전략 자산을 확보하는 것이 전제된다.

6.1. 기술적 Gate Keeper로서 필요한 역량
첫째, 오케스트레이션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다. 고객은 이제 단일 CSP나 단일 AI 모델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다양한 모델과 서비스들을 조합해 사용하고자 하는 니즈가 증가하고 있으며, 그 조합을 기술적으로 설계하고 실행하는 능력은 MSP에게 필수적이다. 오케스트레이션은 단순한 통합이 아니라, API 구조, 응답 형태, 비용 체계, 지연 시간(latency), 데이터 보안 정책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설계되어야 한다.

둘째, 데이터 아키텍처 설계 능력이다. 고객의 데이터를 CSP에 종속되지 않는 형태로 관리하면서도 AI 학습과 실행에 적합한 구조로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데이터 레이크, 데이터 파이프라인, 데이터 거버넌스는 모두 MSP가 기본적으로 내재화해야 할 역량이다.

셋째, Agent Builder로서의 역할이다. 업무 단위별로 고객의 AI 활용을 자동화할 수 있는 소형 에이전트를 구성하고, 이를 빠르게 반복 적용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챗봇을 붙이는 수준이 아니라, AI가 고객의 실질적인 워크플로우 안에서 작동하게 만드는 기획과 기술의 융합이 요구된다.

넷째, 비용 최적화를 위한 AI 기반 FinOps 역량이다. AI 시대의 클라우드는 고정비 구조보다 사용량 기반의 과금 체계가 더 뚜렷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MSP는 AI 모델 사용량과 성능, 비용 간의 균형을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의 FinOps가 인프라 비용을 관리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AI 호출량, 모델 크기, latency에 따른 비용 구조를 분석하고 최적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6.2. 중대형 MSP가 나아가야 할 전략
이러한 역량을 갖춘 MSP는 단순한 클라우드 운영 대행이 아니라, 고객의 AI 전략을 설계하고 실행하며 운영하는 전 과정에 개입하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그 전략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 기술 자산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화. 예컨대 베스핀글로벌의 'OpsNow FinOps'처럼 클라우드 자산 가시화 및 비용 최적화를 지원하는 솔루션을 통해, 고객에게 명확한 가치를 전달한다.
  • 고객 맞춤형 조합을 구현 가능한 오케스트레이터 역할. CSP, AI API, 고객 내부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실질적인 자동화를 설계하고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 Agent Builder 전략을 기반으로 한 산업별 솔루션화. 특정 도메인에 맞는 AI 에이전트를 미리 구성해두고, 이를 템플릿 형태로 반복 활용함으로써 기획과 기술의 레버리지를 극대화한다.
  • AI FinOps 기반의 비용 관리 프레임워크 도입. AI 사용량 기반의 과금 체계에서 MSP는 고객의 사용량을 예측하고, 필요에 따라 조정하며, 예산 내에서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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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러한 전략은 단기적인 외주 개발로는 절대 구현할 수 없는 구조다. 오히려 MSP가 독자적으로 기술 인프라를 구축하고, 장기적인 고객 파트너십을 설계하며, 자체 역량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만 실현 가능한 전략이다. 이 방향은 대형 MSP만이 감당할 수 있는 길이며, 그만큼 명확한 투자와 선택이 요구된다.



7. 산업 특화 중심의 Vertical MSP 전략
반대로, 대형 MSP의 구조와 리소스를 갖추지 못한 다수의 MSP는 완전히 다른 전략을 택해야 한다. 기술을 내재화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오케스트레이션이나 플랫폼화 전략을 흉내 내는 것은 오히려 리스크가 된다. 따라서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가능한 길은 Vertical MSP로의 전환이다. 지금까지 Vertical MSP는 특정 CSP에 친화적인 MSP를 말했지만, 이제는 변화할 때이다.

AI시대의 Vertical MSP는 특정 도메인—의료, 제조, 건설, 물류, 교육 등—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갖고, 그 문맥에 맞는 클라우드+AI 조합을 기획하고 구성해주는 사업자다. 이 전략은 기술이 아니라 '문맥 이해력'이 핵심이 된다. AI API나 SaaS는 누구나 접속할 수 있지만, 그것을 현장에 맞게 조합하고, 고객이 바로 쓸 수 있는 형태로 포장할 수 있는 능력은 산업 경험과 도메인 전문성 없이는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의료기관을 위한 MSP라면 AI OCR + LLM 기반 문서 분류 + 리포트 자동화 기능을 조합한 '비정형 문서 처리 패키지'를 제공할 수 있다. 제조업을 위한 MSP는 비전 AI + anomaly detection + 생산 공정 모니터링을 하나의 구성으로 만들어줄 수 있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구성은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도구들을 고객 문맥에 맞게 '써지게 만드는' 데 있다.

이 전략의 강점은 반복 가능성이다. 일단 현장 맥락에 맞는 패키지를 구성하면, 유사한 고객군에 반복적으로 제공할 수 있고, 유지보수 부담도 낮아진다. 또한 대형 MSP와 기술력으로 경쟁할 필요 없이, '누가 고객을 더 잘 아는가'라는 기준으로 경쟁할 수 있다. 이는 결국 MSP가 기술 기업이 아니라, '문맥 기술 기업'으로 자리잡는 과정이기도 하다.

Vertical MSP 전략은 단기적 생존 전략이 아니다. 오히려 AI가 점점 산업 깊숙이 들어오는 시대에, 가장 강력한 실전형 전략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기획이다. 고객이 스스로 구현하기엔 번거롭고, 내부에 역량도 없고, 외주 업체는 맥락을 이해하지 못할 때, 그 간극을 메워주는 존재가 바로 Vertical MSP다.



8. 결론: MSP는 존재 이유를 다시 써야 한다
이제 MSP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우리는 무엇을 제공할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는 왜 존재해야 하는가?"다. 클라우드가 처음 등장했을 때, MSP는 기술의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존재였다. 하지만 그 장벽이 사라진 지금, 과거의 역할은 더 이상 고객에게 가치로 인식되지 않는다.

오늘날 고객은 클라우드를 직접 계약하고, AI API를 직접 호출한다. 더 이상 MSP가 없어도 기술은 사용 가능하다. 그렇다면 MSP는 기술을 대신 써주는 조직이 아니라, 기술을 '써지게 만드는 조직'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 외주업체나 운영 대행 업체에서 벗어나, 고객의 전략적 파트너로 진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글에서 제시한 두 가지 전략—기술 기반의 대형 MSP와 도메인 특화의 Vertical MSP—는 그 변화에 대한 실질적 대답이다. 두 전략은 상호 배타적이지 않지만, 동시에 하나의 조직이 모두 수행할 수도 없다. 따라서 MSP는 자신의 위치, 역량, 시장을 명확히 진단하고 방향을 선택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간은 없다는 것이다. 기술 내재화 없이 오케스트레이션을 흉내 내거나, 도메인 이해 없이 패키지를 구성하는 전략은 오래가지 못한다. 진짜 전략은,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것을 기술과 문맥의 조합으로 구현해내는 것이다.

AI 시대는 MSP에게 또 한 번의 기회를 주고 있다. 다만, 이번에는 과거와 같은 리셀링이나 인력 파견 모델로는 응답할 수 없다. 존재 이유를 새로 써야 할 시점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고객보다 앞서 기술을 읽고, 고객보다 깊이 맥락을 해석할 수 있는 MSP만이 쓸 수 있을 것이다.
2025/07/30 10:11 2025/07/3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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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클라우드 시대의 MSP
클라우드 기술의 도입은 IT 관리 방식에 혁신을 가져왔다. 특히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제공업체(MSP)는 클라우드 환경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해오며 성장했다. MSP의 업무범위는 정형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고객의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보안 관리, 데이터 백업, 시스템 모니터링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클라우드 환경의 최적화와 안전성을 책임지는 사업자를 일반적으로 지칭한다.

1.1. 국내 MSP 시장의 성장
국내에서는 메가존과 베스핀 글로벌이 대표적인 MSP 기업이다. 메가존은 AWS와 긴밀히 협력하여 클라우드 서비스 관리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2020년부터 AWS의 ‘Advanced Consulting Partner’로 선정되며, 이 분야에서 중요한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베스핀 글로벌도 AWS와 Azure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두기업 모두 IPO를 준비 중이다.

1.2. 지나친 경쟁과 수익성 문제
그러나 클라우드 MSP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 문제는 계속해서 제기됐다. 2023년 한국 클라우드 MSP 시장의 매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낮아졌고, MSP들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 중 하나는 수익성 확보였다. 지나친 경쟁과 가격 하락, 그리고 대형 SI 업체들이 클라우드 MSP 시장에 진입하면서 수익 모델이 불안정해졌다. 실제, 글로벌 IT 시장 조사기관 IDC가 발표한 2023년 ‘국내 매니지드 클라우드 서비스(MSP) 마켓셰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위 MSP는 SD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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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AI 시대의 전환점
이 와중에 AI 기술의 부상은 MSP에게 또 다른 기회를 던져주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빨라지고, GPU가 부족한 상황에서 클라우드와 AI는 뗼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 있다. MSP 사업자는 너도나도 CSP와 제휴를 통해 AI MSP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있다. 

이제 MSP의 역할은 단순한 인프라 관리 대행이 아니라, AI와 클라우드의 연결을 통해 고객의 비즈니스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파트너로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 변화는 기회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위기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그 현상과 방향성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2. 해외 사례: 클라우드 기반 AI의 혁신
AI 기술과 클라우드의 결합은 전 세계 다양한 산업군에서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아래는 운영 효율성과 수익 증대 측면에서 AI 기술이 실제 기업 환경에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 Toyota (Google Cloud 기반 AI 플랫폼)
    • Google Cloud의 AI 인프라(AI Platform, GKE, Cloud Storage 등)를 사용해, 공장 작업자도 AI 모델을 직접 만들고 배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
    • 연간 10,000시간 이상의 수작업 절감, 제조 및 자율주행 시스템의 총 소유 비용(TCO) 약 50% 절감 
  •  Coca‑Cola – AI 기반 캠페인 분석 (Azure/Google Cloud 활용)
    • Azure와 Google Cloud 기반 AI 분석 플랫폼을 활용해 소비자 피드백, 소셜 데이터, 판매 데이터를 통합 분석
    • 캠페인 효과 20% 이상 향상, 매출 4~5% 증가, 리테일러 주문 가능성 30% 이상 상승
  • Netflix – AWS 기반 추천 시스템
    •  AWS 위에서 사용자 시청 데이터를 분석하고 머신러닝 기반의 추천 알고리즘을 배포
    • 전체 시청의 75% 이상이 추천 엔진을 통해 발생, 사용자 유지율 10–15% 증가, 연간 수십억 달러 비용 절감 
  • Twilio + Toyota Connected – 고객상담 AI (Google Cloud 적용)
    • Twilio Flex와 통합된 Google Cloud의 Generative AI를 콜센터 및 고객서비스에 활용
    • Toyota Connected 등의 사례에서 고객 상담 응대 시 AI 기반 제안 기능으로 서비스 효율 향상십억 달러 비용 절감 

2.1. 사라진 MSP의 역할
위에 나열된 대부분의 사례는 AI 기술의 가능성과 클라우드 인프라의 유연성을 보여주는 데는 훌륭하지만, 불행히도(?) MSP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사례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제는 자체적인 데이터/AI/DevOps 조직을 갖추고 있으며, 대부분 클라우드 벤더(CSP)와 직접 계약을 맺고 AI 도입을 진행했다. 

위에는 언급이 안되어 있지만 BOQ Group, AvePoint 등은 MSP 개입 없이 Microsoft 파트너 네트워크 기반으로 AI를 도입하여 성과를 만들어냈다. 이 말은 기업은 MSP의 도움 없이도 AI와 클라우드를 활용해 비즈니스 혁신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들 사례는 MSP에게 단순히 ‘이렇게 하면 된다’는 참고가 아니라 ,"지금 그대로의 MSP 모델로는 이런 고객을 도울 여지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경고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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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AI 시대, 위기이자 기회: MSP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
AI는 MSP에게 새로운 무기를 쥐여준 동시에, 생존을 위협하는 이중의 칼날이다. AI 도구와 플랫폼이 대중화되면서, 기업들이 굳이 MSP 없이도 자체적으로 운영 자동화와 리소스 최적화를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즉, ‘AI로 MSP가 더 강해질 수 있다’는 말은 ‘AI로 인해 MSP가 불필요해질 수도 있다’는 말과 동전의 양면이다.

지금은 MSP에게 있어 가장 역설적인 시기다. AI는 분명히 MSP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외연을 확장시켜주는 강력한 도구지만, 동시에 고객 스스로 이러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술 내재화 역량이 높은 중견/대기업의 경우, AI 기반 모니터링, 비용 최적화, 자동화된 오퍼레이션 등을 직접 구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3.1. 국내 MSP 현실: 기술력은 공짜, 마진은 역방향
많은 국내 MSP가 겉으로는 클라우드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 내부 수익 구조는 심각하게 왜곡되어 있다. 대다수의 기업들이 CSP 리셀링 구조에 의존하며, 고객이 요구하는 기술적 지원은 계약 외 무상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서비스 제공 비용이 매출원가(COGS)를 초과하는 역마진 구조가 흔히 발생한다. 아래는 필자의 경험치로 작성한 COGS 구성 비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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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소형 MSP나 산업군 특화 MSP는 “가격은 CSP 수준으로 맞춰야 하고, 기술은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는 암묵적 요구에 시달리며, 실제 손익을 분석하면 매출이 늘수록 손실도 커지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인력이 조금만 추가되거나, 고객의 장애 대응 요구가 늘어나는 순간 바로 적자 전환이 된다. 많은 국내 MSP들이 이 같은 구조에 놓여 있음에도, 정확한 원가 분석 없이 매출 중심의 목표를 설정하다 보니, 조직 전체가 장기적으로 소진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3.2. 변화가 필요한 시점
바로 여기서 MSP는 정체성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단순히 운영을 대행하는 역할에서, AI를 포함한 클라우드 전반을 설계하고 통합하는 역할로 중심이 이동해야 한다. 기술 그 자체보다, ‘이 기술을 어떻게 묶어서 고객에게 맞는 방향으로 적용할 것인가’가 MSP의 본질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이 변화가 단순히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AI의 확산으로 인해 MSP 본연의 기능이 점점 고객사 내부로 흡수되고 있는 지금, MSP는 더 이상 과거의 모델로 생존할 수 없다. 변화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이고, 진화하면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위기이자 기회다. 위기의 본질을 정확히 인식하고, 기술의 흐름을 고객 중심으로 재구성하는 MSP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4. 선언은 AI, 실상은 수작업 – AI 시대 MSP의 불편한 진실
예전에 이런 말이 있었다.
“홈페이지 만드는 회사의 홈페이지가 제일 촌스럽다.”

지금의 클라우드 MSP 업계도 다르지 않다. 모든 MSP가 “AI 기반 서비스”, “운영 자동화”, “스마트 옵스”를 외치지만, 정작 자기 조직 내부는 여전히 사람 손에 의존한 수작업 중심이다. 실제 현장에서 흔히 벌어지는 풍경을 보면 이렇다.
  • 장애 탐지는 여전히 엔지니어 눈에 의존한다
  • 클라우드 과금 이슈는 고객이 먼저 문의해야 대응이 시작된다
  • 주간/월간 운영 리포트는 여전히 엑셀 복붙과 수작업 편집
  • 고객 요청은 Slack이나 메일로 흩어져 들어오고, 정해진 우선순위 없이 처리된다
  • 클라우드 리소스 최적화는 수기로 체크하거나 아예 놓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AI MSP입니다”라는 선언은 고객에게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내부 시스템이 아직 ‘사람이 중심’이라면, 그 MSP는 아직 AI 시대에 진입하지 못한 셈이다.

4.1. 스스로 AX를 수행해야 
많은 MSP가 ‘서비스 품질 향상’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제 고객이 체감하는 품질은 단순히 “응답이 빠르다”, “문서가 잘 정리됐다” 같은 정성적 평가가 아니다. AI 기반의 실질적 가치 제공, 그리고 자동화된 상품 설계에서 품질이 갈린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구조가 서비스 품질을 구성하는 진짜 요소다.
  • 클라우드 리소스 구매 자동화 : 고객의 사용 패턴을 분석해 미리 예약 인스턴스를 확보하고, 남는 자원은 다른 고객에게 역경매 방식으로 자동 재판매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 AI 기반 자원 추천 시스템 : 고객이 어떤 워크로드를 요청하면, AI가 가장 적절한 리전, 인스턴스 유형, 과금 모델(RI/Savings Plan 등)을 자동으로 추천해준다.
  • 운영 자동화 → 인력 효율성 제고 : 장애 알림, 자원 사용률 분석, 리포트 생성, 고객 응대 흐름을 모두 AI 기반 시나리오로 자동화하면, 운영 인력이 수동으로 처리하던 업무를 줄이고, 더 많은 고객을 적은 인력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이 가능해야 진짜 AI MSP라고 말할 수 있다. 즉, AI를 서비스 포장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 체계 그 자체에 녹여야 한다는 말이다.

4.2. 베스핀글로벌의 Help Now
그런면에서 최근 Help Now의 진화를 눈여겨 볼만하다. 베스핀글로벌은 지난 5월, 고객이 AI를 통해 비즈니스 구조를 재설계(Reshaping)하고 독립적인 지능형 운영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춰  대대적인 개편을 했다. 

AI 영역에서는 국내외 다양한 LLM과 대량의 보유 데이터를 결합해 고객에 가장 적합한 에이전틱 AI를 제공하는 '헬프나우 에이전틱 AI 플랫폼(HelpNow Agentic AI Platform)'을 중심으로, 생성형 AI 프로젝트의 실행을 위한 '헬프나우 MLOps', '헬프나우 RAGOps', '헬프나우 LLMOps' 등을 제공한다. 데이터 영역은 '헬프나우 데이터 컨설팅(HelpNow Data Consulting)'을 통해 데이터 진단과 활용 전략을 지원한다. 또 '헬프나우 데이터옵스(DataOps)'를 바탕으로 데이터 통합과 AI에 최적화된 데이터 전처리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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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핀이 Help Now에 대한 투자를 한 것은 오래전부터이다. SaaS 플랫폼으로서 Self MSP를 지향하더니 빠르게 AI를 흡수했다. 그 완성도와 시장에서의 평가는 차치하더라도, 뚝심있는 노력에는 박수를 보낸다. 다만, 베스핀을 제외한 국내 MSP는 제대로 된 CMP 조차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지점이 있다.



다음 편에서는 이 흐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MSP의  장기적인 전략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대형사업자와  특정 산업에 특화된 Vertical MSP로 나누어 개인적인 방향성을 제시하고, 그 흐름을 전망할 예정이다.
2025/07/29 08:51 2025/07/29 08:51